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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ampilkan postingan dari April, 2026

제3장 — 언제나 남아 있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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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감정이 명확하게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감정은 조용히 자라나고, 결국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남아버린다. 현아의 삶 속에서 스쳐 지나간 많은 이름들 사이로, 유독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름이 하나 있었다. 다르사이. 가까운 사람은 아니었다. 자주 마주치는 사이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늘 같은 자리 어딘가에 있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 같은 소란 속에서. 현아는 그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긴 대화를 나눈 적도 없고, 서로를 찾아간 적도 없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를 아는 듯 모르는 듯한 거리였다. 그리고 그 거리감은 이상하게도 자연스러웠다. 다르사이는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대부분은 조용했고, 어딘가 지쳐 보였다.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고, 잠시 앉아 있다가 다시 떠났다. 마치 다른 세계가 그를 따로 기다리고 있는 사람처럼. 그런 그의 모습을 현아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바라보곤 했다. 습관처럼, 의식하지 못한 시선으로. 그들이 가까웠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현아는 한 가지는 알고 있었다. 문제가 생기는 순간, 그는 항상 먼저 움직였다는 것. 누군가 밀려나거나, 누군가 도움이 필요할 때 다르사이는 말보다 먼저 행동했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돌아갔다. 그 거리와 침묵이 오히려 그를 더 오래 남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아주 작은 사건이 생겼다. 누구에게도 특별할 것 없는 순간이었지만 현아에게는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그날도 사람은 많았다. 소음도 많았고, 웃음도 섞여 있었다. 현아는 무심코 다르사이의 어깨를 건드렸다. “아…” 다르사이는 짧게 표정을 찡그렸다. “왜?”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옷깃을 살짝 당겼다. 그리고 드러난 곳에는 상처가 있었다.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은 선명한 흔적이었다. 현아는 순간 말을 잃었다. 놀라서가 아니라 이상하게 숨이 막혀서였다. “그거… 왜 그런 거야?” 현아가 조용히 물었다. “림프절 때문이라고 하더라.” 다르사이는 담담하...

제2장 — 다시는 같지 않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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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돌아온 것이… 정말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때로는 돌아온 것은 단지 형태일 뿐—   그 감정은 함께 돌아오지 않는다. 그날 이후,   아무것도 예전과 같지 않았다. 그 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사람들도 그대로였다.   일상은 평소처럼 흘러갔다. 하지만 무언가가 변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현아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두려운 것도 아니었고,   분명한 슬픔도 아니었다. 그저… 공허했다. 마치 마음속 어딘가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처럼,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시간은 참 빨리 지나간다. 어머니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한때는 따뜻하게 느껴지던 집은   어느새 낯선 공간이 되어 있었다. 현아는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묻지도 않았다.   동생처럼 울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지켜보고,   받아들였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가끔씩, 어머니는 집에 들렀다.   마치 잠시 들른 사람처럼. 돌아온 것이 아니라,   머무는 것도 아닌—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현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리움은 이상했다.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멀었고,   존재하는 것 같으면서도   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현아는 하나를 배우게 되었다. 기대하지 않은 채,   그리워하는 법을. 그 집 안에서는   모든 것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함께 밥을 먹고,...

제1장 — 낮에 무너진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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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아무 일도 없던 날에 시작되었다. — 아무 일도 없던 오후에, 모든 게 무너졌다 겉으로 괜찮아 보인다고 해서, 정말 괜찮은 건 아니다. 그날 오후는 평범해야 했다. 늘 그렇듯 햇빛이 창문으로 들어왔고, 집 안은 밝았다.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날이었다. 그런데 그날— 한낮에, 모든 게 무너졌다. 현아는 아직 초등학생이었다. 교복도 갈아입지 못한 채, 가방은 그대로 의자 위에 놓여 있었다. 펼쳐야 할 책들은… 손도 대지 못했다. 갑자기— 소리가 터졌다. 크게. 날카롭게. 접시가 깨지고, 문이 세게 닫히고, 거친 말들이 쉴 틈 없이 오갔다. 현아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몸이 굳은 채로, 손끝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이건, 어린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이혼 통지서.” 그 말이 또렷하게 들렸다. 무언가가— 가슴 한가운데로 떨어진 것 같았다. 생각할 틈도 없이, 언니와 오빠가 현아를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여동생은 이미 울고 있었고, 문은 단단히 닫혔다. 하지만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안으로 스며들었다. 작은 방 안, 그들은 아무 말 없이 모여 있었다. 아무도 울음을 멈추게 하지 못했고, 아무도 이 상황을 설명해 주지 않았다. 현아는 울지 않았다. 그저—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 게, 갑자기 멈춰버리길 바라면서. 하지만— 멈추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얼마 후, 엄마는 떠났다. 고향으로. 언니와 오빠를 데리고. 집은 달라져 있었다. 더 넓고, 더 조용했고, 이상할 만큼 텅 비어 있었다. 남겨진 건— 현아와 여동생, 그리고 아빠뿐이었다. 엄마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가끔은 찾아왔고, 어쩔 땐 잠깐 머물다 가기도 했다. 이웃을 통해 안부를 전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리움은— 이제 참아야 하는 게 되어버렸다. 그때부터 현아는, 기대하지 않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몇 달이...